병합까진 단 한걸음이 모자랄 뿐.(NZZ Pro)

이스라엘 언론이 이번 주 한 목소리로 보도했듯이, 네타냐후 뜻대로면 곧 가자지구 전체를 병합할 수 있다. 총리는 이걸로 하마스를 휴전에 동의하고 모든 이스라엘 인질을 풀어주도록 압박하려 하며, 극우인 재무장관 베자렐 스모트리히를 계속 정부에 붙잡아두려 한다 했다.

이미 두 급진파 종교정당이 정부를 떠난 뒤, 그 없이 네타냐후는 끝장났을 거다. 스모트리히는 가장 거세게 해안지구(가자지구) 병합과 유대인 정착촌의 재건을 요구하고 있다.

전략이 현실이 되다.

처음에 병합은 단지 하마스를 협상 테이블로 데려오기 위한 전략이라고들 했지만,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지금 네타냐후는 완전한 점령을 말하고 있고 병합은 단지 작은 한 걸음이 남았을 뿐.

참모총장 에얄 자미르는 점령에 반대이지만, 정부쪽은 맘에 안들면 사퇴하면 된단 입장, 전쟁시작 이래 처음으로 영속적인 영토 병합이나 완전한 점령을 검토하고 있다. 이 전개는 오랫동안 급진우파의 허무맹랑한 염원으로 비웃음당했고 총리도 거절했지만 지금 현실성을 띠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스라엘이 어떻게 이 전쟁을 끝내고 싶은지 제대로 된 전략이 없기 때문이다.

가자병합, 터놓고 말하던 아니면 사실상 안전지대던, 완충지대든, 새로운 이스라엘 정착촌이든 금기깨기일 거다.

전쟁은 가자를 황무지로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 병합을 검토하는 건 인도주의 재앙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거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실제로 가자를 완전히 점령하고 싶다면, 다음 걸음은 전 해안지구(가자지구)일까 아니면 단지 일부 지역일까?

네타냐후 정부의 극우 세력은 총리를 이 장기적으로 인구가 감소한 점령지역에 유대인 정착촌과 군대주둔을 하길 총리에게 재촉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저항운동은 예측할 수 있지만, 극우의 관점에서 오래가는 전쟁은 위기상황이 아니라 오히려 이스라엘과 그 모든 지역의 정치적, 종교적 변환의 수단이다.

이스라엘에게 재점령과 병합은 역사의 변환점으로, 국제질서에 마지막 한방이 될 거다.

국제 연합기구는 체계적인 민간 인프라 파괴를 말하고,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는 전쟁범죄를 심리하고, 휴먼라이트워치나 국제 앰네스티 같은 인권기구는 이스라엘의 인도주의 국제법 위반을 비난하고, 심지어 이스라엘 인권기구들도 집단학살에 대해 말한다.

공식적인 가자병합은 이 비난을 뒷받침하는데다 전면적인 정치적 고립이 뒤따를 것이다. 사실 미국이 이스라엘 정부를 받치고 있긴하지만, 공공연한 병합을 미국시민들에게 정당화하는 건 트럼프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유럽에선 저항이 노골적이다. 스페인, 아일랜드, 노르웨이, 슬로베니아가 팔레스타인을 나라로 인정했고, 프랑스는 가을에 인정할 거고, 아마 영국도 뒤를 이을 수 있다.

분열된 세계 여론

점령에 뒤이은 병합은 연쇄반응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경제제재,법적 기소, 외교상의 배척, 군사협력에서의 제한, 연구 후원, 비자발급. 또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 촉구가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다.

우익정당과 운동이 이스라엘을 받치고 있는 동안, 자유주의 좌파, 진보 배경에서 저항이 커지고 있다. 남반구 나라에서는 팔레스타인과 연대의식이 서구 나라들 보다 더 자연스럽다. 병합은 이 긴장 사태를 격화시킬 것이다.

국내 정치적으로도 이스라엘은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스라엘은 병합과 함께 자원을 묶고, 사회를 지치게 하는 정치적,군사적 계획에 휩쓸려 들어갈 것이다. 가자병합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겐 언젠가 나라를 가진다는 희망을 꺽고,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은 갈수록 과격해질 거다.

이스라엘이 가자를 그냥 텅빈 지역처럼 지배할 수는 없다.200만 사람들의 권리, 필요와 희망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정치적 해답없는 영구적인 통제는 억압체제로 이어질 것이다. 도덕적,법적,그리고 역사적인 결과와 함께.(이제까지 요약.)

원제 : Zur Annexion fehlte nur noch ein Schritt

2025년 8월 7일 목요일 기사.

Gaza: was eine Besetzung und Annexion durch Israel bedeuten würde (인터넷 기사 링크)

독일어 하시는 분들이(그것도 고급으로.) 생각보다 한국에 많이 계시는 걸로 압니다. NZZ는 읽기 쉬운 매체는 아니지만(독일어가…하하.) 읽을 가치가 있는 매체에요. 저같이 게으른 ^^ 사람도 조금씩 읽으며 익숙해졌으니 시도해보시길 바래요. NZZ는 영어판도 있어요, 영어 능력자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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